기사입력 2014-01-05 오후 6:34:00 | 최종수정 2014-01-05 18:34
박지원 의원은 신념 들어 갖은 출입기자와의 오찬 간담회에서 “호남에서 ‘안철수 태풍’이 엄청나 광주에서의 민주당 지지율이 ‘안철수 신당’의 3분의 1이고 전남은 반 토막”이라며 “‘안철수 신당’ 지지율이 새누리당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오는 6월로 예정된 지방선거에서 호남 광역단체장 자리를 안 신당에 내줄 수 있으며 전국적으로 성과를 거둘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박 의원은 안철수 정치 세력화에 대해 평가 절하하는 자세를 견지해왔다. 신당은 민주당을 기웃거리거나 주변 인물들뿐이나 다거나 안철수 의원은 문국현 꼴이 날 것이라는 말을 공개적으로 해왔다. 지난 연말에만 해도 “현재 호남권에선 안철수 신당의 태풍이 불고 있지만, 실체는 없고 현상이 강할 뿐”이라며 “태풍은 계절에 따라 강하게 오지만 오래가진 못한다”고 했다.
그 근거로 “안 의원과 함께했던 최장집 (고려대 명예) 교수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등 비중 있는 인물들은 떠나고 현재 호남에서 안 의원 주위로 모이는 인사들은 민주당에서 실패한 인사, 공천에서 탈락한 인사, 주변 세력들이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불과 5일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반응한 박 의원이 새해 들어서는 안철수 정치세력이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데 방점을 찍는 형식을 빌어 말을 바꾼 것이다.
박 의원의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전남도지사 선거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돌고 있다.
지난해 2월 만취 상태에서 광주 비하 발언을 했을 무렵 지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도지사 선거에 절대 출마하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처럼 절대 부정하는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민주당 내에서는 호남의 신당 바람이 거세 정동영 의원과 박지원 의원이 도지사 선거에 나서야 한다는 분위기가 일고 있는 것과도 맥을 같이한다.
박 의원의 다른 발언에서도 호남 대안 인물 필요성의 메시지가 느껴진다. 그는 언론인터뷰를 통해 “‘안철수 바람’은 김원기 전 국회의장, 정동영 당 상임고문, 정세균 의원 등이 빠진 전북에서 제일 강하다”며 “텃밭인 호남을 지키지 못하고 광역단체 두 곳 정도 뺏기면 민주당은 존폐의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년 출입기자 간담회에서는 민주당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연대 방향과 관련, “(지방선거) 판이 벌어진 마당에 호남에서는 경쟁하고 다른 지역에서는 연대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지방선거 패배는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유독 호남에서만 경쟁을 강조한 점에서 속내를 점쳐볼 수 있다.
신년을 전후한 언론매체들의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신당과 민주당의 지지율 차이는 2-3배에 달한다. 광주시장은 민주당 후보가 누구든 신당 후보에게 지는 것으로 나왔다. 전남은 광주보다는 바람이 덜하다. 하지만 이낙연, 주승용 의원은 물론 박지원 의원이 나와도 이석형 전 함평군수, 김효석 전 민주당 원내대표를 이기지 못한다는 여론이 힘을 받고 있다.
박 의원의 최근 언행은 호남의 신당 강세를 부각하는 게 두드러진 변화다. 전남 도지사 출마 명분 쌓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 의원의 태도 변화는 호남의 경우 민주당의 위기가 반영된 결과라고 유추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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