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이 보다 저렴한 가격에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는 지역주택조합제도가 법의 사각지대에 방치되면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일반분양 아파트와는 달리 조합원이 사업주체가 돼 직접 토지를 매입하고 시공사를 선정하는 등 ‘아파트 공동구매’의 유형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청약통장 가입 여부에 상관없이 아파트 구입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일반분양보다 10~20% 가량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토지를 제대로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거나 사업승인을 받지 못해 사업이 좌초되는 등 피해가 잇따르자 정부가 지난해 6월 관련법을 개정하기도 했다.
문제는 법 개정 이전에 설립된 기존조합은 소급적용을 할 수 없어 조합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실제 법규가 강화되기 이전에는 업무대행사가 토지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조합원을 모집하거나 가입비 등을 과도하게 청구하는 문제로 분쟁이 잦았다.
광주지역에서도 총 38곳의 지역주택조합이 설립됐고(동구 2곳, 서구 8곳, 남구 6곳, 북구 17곳, 광산구 5곳) 이중 사업 승인을 받은 곳은 17곳에 달한다.
조합인가 후 사업승인까지 짧게는 4개월 길게는 1년 8개월 가량 소요되는 등 사업장소와 조합마다 큰 차이를 보였고 실제 준공까지 이어진 아파트는 불과 3곳에 불과했다.
시공사나 시행사측 입장에서 지역주택조합은 수요자들이 조합원으로 가입하기 때문에 미분양에 대한 부담감이 적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일반분양도 가능하다.
실제 광주지역의 경우 지난 2014년까지 5곳에 불과했던 주택조합은, 2015년 8곳, 2016년 14곳으로 급격히 증가 추세다.
하지만 허술한 규제와 허점으로 이에 피해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광주 동부경찰서는 동구 학동에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추진한다며 75명의 주민에게 27억여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이 모씨(48)을 구속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 씨등이 지역주택조합을 설립한다는 3만여㎡ 부지는 2014년 주거환경개선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지역으로 정비구역 지정후 10년간 편의시설 조성 외 다른 사업이 불가능한 부지였다.
이씨는 “70% 부지의 사용 승낙을 받았다”며 조합원을 모집했다.
이같은 피해가 잇따르자 정부가 지난해 6월부터 조합원 사전모집 신고제를 통해 조합원 모집단계부터 지자체에 신고해야 하는 등 주택법이 개정됐다.
하지만 시행 전의 조합들은 소급 적용되지 않아 구제받기 힘들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호남대학교 대학원 부동산학과 정상철 초빙교수는“주택조합에 가입하기 전 조합비에 대한 반환조건, 조합의 토지확보 정도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업무대행사의 전문성, 토지매입이나 사업계획승인, 시공자 계약 등을 충분히 파악하는 것도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