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현(25·NH투자증권)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승을 들어 올렸다.  24일 경기 파주시 서원 밸리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 단독 선두로 출발한 이승현은 이날 버디 4개, 보기 1개로 3타를 더 줄여 최종 합계 18언더파로 공동 2위 배선우(22·삼천리)와 정연주(24·SBI저축은행·이상 13언더파)를 5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대회 사흘 동안 한 차례도 선두를 내주지 않고 선두를 달린 끝에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일궜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7년 차인 이승현(25·NH투자증권)의 별명은 ‘퍼달’이다. 동료들 ‘퍼팅의 달인’이라고 하면서 붙여줬다. 실제 기록을 보니 데뷔 때부터 퍼팅에 남다른 소질을 보였다. 2010년 첫해 퍼팅 4위에 올라 다음 해에는 2위, 2013년에는 1위에 올랐다. 그동안 퍼팅 4위 밖으로 벗어난 적이 없다. ‘퍼달’이랑 별명이 틀리지 않았다. 자로 잰듯한 정확한 퍼팅은 기복 없는 플레이로 이어졌다.

 이승현은 그동안 한 번도 상금순위 30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다. 장타는 아니지만, 또박또박 안정된 샷과 장기인 퍼팅을 앞세워 그동안 3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하지만 기량이 절정에 올랐다고 여겨지던 지난해 이승현은 무관으로 한 시즌을 허송한 데 이어 올해도 시즌 절반을 치르도록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초반 선두를 달리다가도 라운드가 거듭되면 순위가 뒤로 밀려 안타까움을 더했다.

특히 올해는 준우승만 세 번 기록하며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주저앉았다. 자칫 슬럼프로 이어질지도 모를 매우 어려운 순간 이승현이 장기인 퍼팅을 앞세워 2년여 만에 우승의 갈증을 풀었다. 이승현은 경기 초반 다소 고전했다. 1~2라운드에서 64타~65타로 펄펄 날았던 그는 이날 4번 홀(파4)에서 첫 보기를 기록했다. 그 사이 2위 그룹 선수들이 2타 차로 따라붙으면서 추격해 왔다.

그러나 퍼팅이 장기인 이승현은 흔들리지 않고 8, 10, 12번 홀에서 3개의 버디를 낚아내며 다시 우승 고지를 향해 줄달음쳤다. 특히 16번 홀(파5)에서 3ｍ 버디를 낚아내며 사실상 우승을 확정 지었다. 위기의 순간 역시 ‘전가의 보도’인 퍼팅이 빛을 발했다.

 8번 홀(파3) 5ｍ 거리에서 과감한 퍼팅으로 첫 버디를 잡아내며 분위기를 전환했고 10번 홀(파4), 12번 홀(파4)에서 정확한 퍼팅으로 버디에 성공하며 사실상 우승을 예약했다. 이승현은 16번 홀(파5)에서도 3ｍ 버디를 잡아 2위 그룹을 5타차로 따돌리고 결국 2년여 만에 우승컵에 입맞춤했다. 우승 후 이승현은 “그동안 우승이 잡힐 듯 잡힐 듯하면서도 잡히지 않아 초조했던 건 사실이지만 이번에는 할 수 있을 거라라고 스스로에 믿음을 줬다. 기다렸던 우승이 전반기에 나와 더 기쁘고 하반기에 자신감으로 작용할 거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체력강화 운동으로 비거리를 늘렸고 정신을 강화하기 위해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 심호흡법, 이미지 트레이닝, 긍정적인 혼잣말하기 등을 배운 것이 효과를 봤다”고 덧붙였다. 정연주와 배선우(22·삼천리)가 13언더파로 공동 2위를 차지했고 지한솔(20·호반건설), 김지영. 조정민이 12언더파 공동 4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