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우승을 노리는 2년 차 양채린(21·교촌F&B)과 4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베테랑 정희원(25·파인테크닉스)과의 팽팽했던 연장전은 우승을 향한 갈망만큼이나 숨 막혔다. 둘은 갤러리 스탠드로 둘러싸인 18번 홀(파3)에서 수많은 눈이 지켜보는 가운데 3차례나 연장 승부를 이어갔다. 연장 1, 2차전을 나란히 파를 기록했고 3차전에서 승부가 갈렸다. 먼저 정희원이 6m 내리막 경사에서 버디 퍼팅을 시도했지만, 홀컵을 지나치자 양채린은 승부수를 던졌다. 홀 4m 근처 엣지에서 홀컵을 향해 과감한 퍼팅을 시도했는데 거짓말처럼 볼이 홀컵으로 빨려 들어갔다.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 양채린은 두 손을 번쩍 들었고 기쁨의 눈물을 글썽였다.무명의 양채린이 25일 강원도 춘천 엘리시안 강촌(파72·6,527야드)에서 막을 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미래에셋대우 클래식(총상금 6억원)에서 데뷔 첫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3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적어낸 양채린은 최종합계 10언더파 206타로 정희원과 동타를 이룬 뒤 3차 연장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극적인 우승을 일궈냈다.지난 해 본격적으로 정규투어에 뛰어든 양채린은 올해 이 대회 전까지 출전한 22개 대회에서 단 한 차례도 ‘톱10’에 들지 못한 무명 선수다. 22개 대회에서 무려 10번이나 컷오프를 당했고 상금순위 78위로 내년 시드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였다. 하지만 단 한 방의 역전 샷으로 모든 근심을 털어버렸다. 올 시즌 이 대회 전까지 벌은 상금(4570만원)보다 2배가 넘는 우승상금 1억2000만원을 획득해 상금순위가 30위 이내로 상승했다. 무엇보다 2018년까지 시드권 확보라는 값진 선물까지 챙겼다.
그야말로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였다. 전날까지 선두 그룹에 2타 뒤진 공동 3위로 난생처음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한 양채린은 ‘절대 강자’ 박성현(23·넵스) 앞에서도 전혀 움cm러들지 않았다. 전반에 버디 3개, 보기 3개로 제자리걸음을 한 뒤 후반 들어 타수를 줄이며 막판 대역전극을 펼쳤다. 먼저 경기를 마친 정희원이 이날 5타를 줄이며 10언더파로 우승을 예약한 듯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양채린은 후반 첫 홀 10번 홀(파4)에 이어 11번 홀(파5)에서도 연속 버디를 잡으며 1타 차로 따라붙더니 마지막 18번 홀(파3)에서 5m 거리에서 버디 퍼팅을 성공시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지켜보던 정희원마저 박수를 쳤을 만큼 과감했고 짜릿한 퍼팅이었다. 기적 같았던 이 퍼팅은 결국 양채린에서 3차 연장 끝에 생애 첫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결정타가 됐다.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신인왕으로 이번 대회에 초청 선수로 출전한 김세영(23·미래에셋)은 마지막 날 3타를 줄이면서 최종합계 9언더파 207타로 공동 3위에 올랐다. 2라운드까지 공동선두로 8승을 노렸던 디펜딩 챔피언 박성현(23·넵스)은 에비앙챔피언십 참가로 누적된 피로를 이기지 못하고 3라운드에서 무려 6타를 잃어 3언더파 213타로 공동 17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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