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3년 차는 경제 활성화에 올인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경제 활성화에 올인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친기업적 규제 완화와 노골적이고 강제적인 정책집행이다. 두 번째는 대규모(최소 150조 정도)에 이르는 국가재정의 투입이다.
서민도 분명하게 느끼고 있는 것처럼, 현장의 기업들이 느끼는 경제 현실도 역사상 최악이다. IMF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심각하다. 제조업체들은 환율 때문에 제품을 팔수록 손해를 보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말하는 기업들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같은 초국적 기업들도 포함된다.

이들도 애플처럼 정규직을 최소화하고 모든 것을 아웃소싱하면 이익률을 올릴 수 있지만, 그것은 악마의 기업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라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애플이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고 언론들의 난리를 치지만 악마의 기업이 잘된들 우리에게 돌아오는 몫은 단 한 푼도 없다.
박근혜 정부는 ‘정규직 과보호’를 운운하며 애플처럼 거의 전 근로자를 비정규직화하라고 한다. 차기 한국경제학회 회장을 맡을 예정인 이지순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모든 노동자의 비정규직화를 주장’하며 ‘계약직으로 평생을 가는 것이 해답’이라며 정부의 손을 들어주기까지 한다.

한국경제학회 차기 회장이 수준이 이러니 경제학이 없어져야 할 첫 번째 학문이 됐지만, 박근혜 정부는 이들의 지원으로 친기업적 규제 완화를 밀어붙일 것이다. 법인세 인상과 부자증세는 하지 않은 채 노동자를 비정규직화하면 기업의 이익만 늘 뿐 국민의 삶은 나아지지 않는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친기업적 규제 완화와 감세 혜택을 남발했기 때문에 세금이 턱없이 부족하게 된다. 박정희 시대 이래로 홀대받아왔던 내수경제(마이너스 성장을 한 78~79년이 최악)는 손을 댈 수 없을 만큼 엉망진창이라 세수 부족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증세 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표로 연결되는 문제라 공무원연금부터 시작해 각종 연금을 개혁하거나 복지를 축소해 지출을 줄일 것이다. 지하경제 활성화는 지나가던 개가 웃을 얘기였으니, 어떻게든 집값을 올려주는 대신 유리지갑을 털어갈 것이다. 부가가치세와 간접세 인상도 줄기차게 시도될 것이다.

 

 

민간 부분의 배만 불려줄 정부 업무의 민영화를 계속해서 추진하되, 이해당사자들의 저항과 여론이 부정적이면 공공부문의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방향을 틀 것이다. 이럴 경우 일시적으로 재정에 숨통이 틔겠지만, 다음 정권 때 부실들이 한꺼번에 폭발할 가능성이 높다. IMF 외환위기와 똑같이 다만 천문학적인 가계부채 때문에 금리 인상이 여의치 않기 때문에 각종 공공요금 인상으로 시간을 끌 것이다. 이렇게 세수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기업은 아주 미미한 정도의 도움만 될 뿐, 부의 불평등과 신 빈곤층이 늘어남에 따라 소비가 줄어 한계 기업들이 줄 도산할 것이다.

겨우겨우 살아남은 은행들이 대출금 회수에 나설 수밖에 없고, 미국과 일본에서 실패한 자산재구성ㅡ즉시 망하지 않고 천천히 망한다ㅡ을 시도해 금융 붕괴를 다음 정권으로 미룰 수는 있다. 대출금 회수와 금리인상으로 가계부채가 폭발하고, 일본식 장기불황으로 빠져든다.

현재의 위기는 정치시스템이 무너지느냐, 경제시스템이 무너지느냐, 둘 중 하나를 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어떤 먹 거리도 석유를 대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경제규모의 확장을 통해 위기를 벗어날 방법이 없다. 가진 자들이 내놓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경제활성화에 관한 골든타임 운운하는 것은 100% 거짓말이다.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경제는 확장국면과 축소국면만 있고, 정부는 그에 따라 기름칠하는 정도만 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최악을 피하기 위해 차악이나 차선을 찾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나쁜 지도자보다 무지한 지도자가 더욱 위험한 이유를 우리는 생생하게 경험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부동산3법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알고 있었다면 불쌍한 경제 운운할 수 없다. 그런데도 대통령이 언급을 한 것은 현실경제를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

절망적인 현실을 숨겨 남은 3년의 임기를 이어가기 위함이다. 법인세 인상과 부자증세를 하지 않은 채 서민의 허리띠만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조이라고 하기 위함이다. 하위 99%가 조금 더 힘들어지면 상위 1%는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숨기기 위함이다.

대한민국은 정말로 위험하다. 무지한 대통령과 그에 못지않은 여당, 부패한 고위관료들과 형편없는 사이비 학자들 이익만 추구하는 언론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권위주의와 전체주의 사이를 오가는 대통령과 여당의 인식이 선두에 자리하며 이것이 바뀌지 않는 한 최악을 피할 수 없다. 그게 현재의 대한민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