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에는 어느새 어둠이 짙게 깔렸고 라이트가 환하게 켜졌다. 홍진주는 세 번째 샷을 핀 5m 거리에 붙여 승기를 잡았다. 장수연의 샷은 그린을 넘어갔고 허윤경은 10m거리로 다소 멀었다. 이어진 장수연의 칩샷은 그린에 오르지도 못했고 이어진 허윤경의 퍼팅도 핀 1.5m의 애매한 거리에서 멈췄다. 홍진주의 퍼팅은 홀컵을 살짝 지나쳤다. 결국 승부의 명암은 파 퍼팅으로 결정됐다. 장수연이 먼저 파에 실패했고, 이어진 허윤경의 파 퍼팅도 홀컵을 살짝 돌아 나왔다. 승리를 예감한 듯 홍진주는 살짝 웃음을 보인 뒤 30㎝거리에서 홀로 파에 성공하며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홍진주는 허윤경과 함께 6언더파 공동 1위로 마지막 라운드를 출발해 전반에만 2타를 잃고 우승권에서 멀어지는 듯 했지만 후반 막판 16, 17번 홀에서 연속버디를 성공시키며 연장전에 합류하는 뚝심을 보여줬다. 세 살 난 아들을 키우는 홍진주의 우승으로 한국여자오픈 챔피언 안시현(32·골든블루)에 이어 KLPGA 투어에 두 명 밖에 없는 엄마 선수가 모두 정상에 오르는 진기한 기록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