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정부의 분산 에너지 특화지역 공모를 앞두고 해상풍력, 태양광, 수소, 인공지능(AI) 등 비교 우위 자원을 갖춘 호남이 분산 에너지 활성화의 최적지로 주목받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 발전량 비중이 전국에서 제일 높고 친환경 발전 경제성을 확보하는 등 특화지역 지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향후 계통 여건, 정책 협력, 제도 개선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광주연구원은 18일 오후 김대중컨벤선센터에서 호남·제주권 연구기관협의회와 공동으로 ‘분산에너지 활성화 및 연계 전략 마련’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연구기관들은 지난달부터 시행된 분산 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에 맞춰 수도권 공급 집중형 발전 체계를 소규모 지역 단위 분산형 체계로 전환할 수 있는 협력 방안과 정부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 전략 등을 논의했다.

‘신재생에너지 공동체 구축 전략’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박동원 광주연구원 박사는 “글로벌 주요 국가와 기업들이 기후 변화, 에너지 전환 대응을 위한 탈 탄소화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2050 Net Zero’를 달성하려면 온실가스 배출량의 80%이상을 차지하는 에너지 분야의 전환이 가장 중요하다”며 “재생에너지가 탄소중립의 핵심이지만 국내 전력망은 사회적 수용성 악화로 대규모 송전망 확충이 현실적 어려움에 봉착했고, 수도권으로의 송전설비 과밀화는 고장전류 발생의 한계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박사는 호남·제주권을 재생에너지 허브로 만들기 위해서는 △계통 여건(초광역 에너지망) 구축 △국내 전체 전원설비·재생전원 확대 △송배전망 구축 등을 제시했다.

박 박사는 “지난해 기준 국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은 호남·제주권이 27%로 타 권역 대비 1.75~3.3배 높았다”며 “분산에너지 클러스터링을 위해서는 지역별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교류, 미래신산업 성장거점 연계 클러스터 조성, 초광역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구축 등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승희 전남연구원 박사는 ‘에너지수도 전남의 분산에너지 활성화 방안’ 주제 발표를 통해 “전남은 영암·해남 기업도시 내 대규모 태양광·기업 유치 RE100 산업벨트와 해상풍력·데이터센터·이차전지·수소클러스터·문화콘텐츠 등 기회발전특구, 탄소중립형 글로벌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인공지능 첨단 농산업 융복합 지구 등 탄소중립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 제도 안에서 전남은 지상 태양광, 건물 태양광, 육상풍력 등 친환경 발전사업의 경제성이 가장 우수한 지역으로 에너지 수도로서의 기반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조 박사는 분산에너지 활성화 방안으로 특화지역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산단형 ESS 허브스테이션 △솔라시도 재생에너지 허브 터미널 △산업단지·지역 재생에너지 복합모델 △도-시군간 정책 협력 강화 △공동 산단 조성 등 인근 지역간 분산 에너지 연계 모델 개발 △지원센터 설립·운영 △용량 범위 다양화(제도 개선) 등을 제안했다.

이밖에 이지훈 전북연구원 박사의 ‘전북특별자치도의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전환 방안’, 강영준 제주연구원 박사의 ‘제주 에너지전환과 분산에너지 특구’, 배지영 민주연구원 박사의 ‘에너지 기본서비스 정책 방향 및 제언’에 대한 주제 발표가 진행됐다.

이어 열린 정책 토론회는 이순현 동신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고,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유휘종 소장,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경제조사팀 이준범 팀장, 광주테크노파크 에너지산업센터 조동민 센터장, 전남테크노파크 에너지산업센터 김동옥 센터장 등이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광주전남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토론회는 호남·제주권 분산에너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관련 지역 특화 산업을 지속적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지역 탄소중립 벨트 조성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협력하겠다”고 말했다.